3-6. 박기순의 죽음
그러고 인제 78년 12월에 25일날 인자 박기순이가 죽는데, 그것만 오늘 이야기하고 끝냅시다. 그 기순이는 완전히 내 대신 죽었다는 것 때문이 기순이 이놈 빚이 많은데 내가 인제 78년 이렇고 뛰어 다닐때 이제 여전히 똥가방 매고 다니면서 동가숙서가식하고 다니는데 자꾸 인제 주변에서 인자 나이 묵어갖고 그라고 다닌다고 방 얻으라고 돈을 준거예요. 근디 그때마다 활동비로 써버린거지. 그러니깐 세 번째 똑같은 방을 얻으라고 준 돈을 준 사람이 있더라고요. 미안해블더라고 이놈 써불고 두 번째 준 놈 써블고 세 번째는 할 수 없이 내가 방을 얻었어요. 전남대학교 의대 앞인데 전남대 앞인데 골목길에 들어가가지고. 또 인자 방을 얻어놓고 있으면서 들어가서 잘 안자고 그러는데 겨울이 서서히 다가오고 그러니까 내가 인제 연탄을 안 때고 있으니까 연탄 때라고 인자 띠어서 쓰라고 이사람 저사람 돈을 주는데, 또 계속 활동비로 써버리니까 어느 날 어디 갔다 와보니까는 송백회 여자분들 중에서 한 사람이 아예 연탄을 딱 떼서 쟁여놨더라고 부엌에다가. 그랬더니 후배들이 용아하고 삼용이하고 누가 서인가 혹시 가스 샐지 모른다고 해가지고 오래 안스던방이라고 그래가지고 문간방이라고 방을 전부 손을 봤다고요. 연탄대라고 나보고 그런데 인제 연구소에 다음날인가 내가 앉았는데, 도청에 주택가 시청 시청에 주택과엔가 관계된 친구가 있어갖고 연탄개스 걱정을 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까 그 친구가 그래요.
자기들이 국민주택인가를 지은데 단지로 서민들을 위해서 염가로 팔고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연탄개스 샌가 안샌가를 확인하는데 기가 막힌 것이 있다는 거에요. 그게 뭐냐 그랬더니 요만한 쪼그만한 노랗게 생겼어요. 구멍 뽕뽕뽕 뚫어지고. 얇고 요놈을 연탄불 타오르는 연탄불 위에다 놓고 뚜껑을 딱 덮으면 방에 연탄 개스 샐만한 구멍이 있으면 요 노란 연기 같은것이 다나온다는 거야 거기만 막으면 된다는 거야. 연탄개스는 눈에 안 보이는데 요건 색깔이 노란연기가 올라오는 거여. 그럼 여지없이 찾아낸다. 이걸 가지고 써보라고 날 주더라고. 두 개를. 그래서 인제 집에 와서 연탄불 큰 집주인한테서 빌려가지고 그래갖고 인자 불을 붙였어. 그때가 열한시가 좀 넘었는데, 인자 이미 후배들이 손봐놔서 안심하고 잘라고 했다가 가만있자 그 친구가 준거 한 번 실험을 해보자 그래갖고는 나가서 그걸 얹어본 거예요. 그래갖고 뚜껑 덮어 놓고 인자 누워있는데, 웬걸 여기 저기서 노랗게 나와브러. 그러고는 바로 그길로 나와 가지고 인제 열두시 그때는 통금이 있을 때라 황석영씨 집으로 갔어요 기독병원 뒤에가 있었는데 양림동. 그 골목 이렇게 돌아가면 여기가 철길, 논 그땐 암 것도 없었어 지금 봉선동 자리. 거기를 가는데. 거기 갔더니 부부싸움 하는 소리가 동네방네 떠들어요. 시끄럽게 나버려요. 저놈의 빌어먹을 여편네, 아이고 그래갖고는, 안되겠어요.
또 다시 얼른 골목길 빠져 나와갖고는 통금이 다 되가니까 택시타고 인제 주월동에 내 여동생하고 결혼을 했기 때문에 형선이가. 그 부부가 시에서 지은 국민주택 같은 데에 거기서 살고 있었는데 조그마한 단층. 글쎄 거길 갔더니 마침 잘 왔다고. 내 여동생 하는 말이 기순이 아가씨가 이틀째 안 들어온다는 거에요. 그 들불야학 일이 바빠갖고. 크리스마스 앞두고 성당으로 가서. 그러니까 연탄 따뜻하니 때놨으니까 노골노골하니 여기서 푹 쉬고. 그러니까 문칸방이, 방이 두갠데. 큰방에서 잠을 자고. 근데 내가 바로 그 방에 들어간 게 아니라 오래간만에 봤으니까 형선이랑 여동생이랑 앉아서 좀 있다 들어가서 자기로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12시 좀 지났는데 기순이가 온 거야. 기순이가 인제 애들하고 같이 들불야학에서 쓸 난로에 쓸 솔방울 줏으러 애들이 오고 주워오고 어쩌고 늦게사 버스타고, 외곽도로에 왔는데 버스가 두갠가 자기가 손을 들어도 지나쳐 불드라는 거여. 그래서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에이 한번만 더 기달려보자 또 지나가버리면 들불야학 거기 가서 잘란다. 근데 마지막 세 번째 온 차는 태워줘서 그래서 타고 왔다. 그래갖고 피곤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그러면 아가씨 얼른 씻고 자세요 그런게 나는 내 잘 방이 없어져 부렀지. 나는 이제 큰방에 형선이 옆에서 자고 기순이는 씻고, 그때 씻는다는 것이 발 닦고 손 씻는다는 것이지 뭐 샤워하고 그런 것은 그때는 그런 것은 없었으니까. 샤워라는 말 자체를 나는 미국에서 처음 들었으니까. 목욕이지 뭔 놈의 샤워야.
요즘은 이상하게 샤워샤워 하대. 그리고 잤어. 아침에 여동생이 불러요. 아무리 봐도 기순이 아가씨가 이상하다고. 아무리 문을 흔들어도 안 일어난다고. 예감이 이상해서 후다닥 일어나서 문을 뚜든게 안 열려. 발로 차보고 영화에서처럼 하고 들어갔더니 누워있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문쪽을 향해서 아마 소변보려고 나오려는 모양이었는지 엎어져 있는데 가서 뒤집어 보니까 입에서 거품이 나와요. 막들쳐 업고 뛰고 병원으로 갔는데 병원에서 사람들은 수속을 밟아라 어째라 염병하고. 화가 나가지고 원무과 그 사람들 뺨때리고 난리가 나고 이미 의사들이 두시 두세시경에 가버렸다는 거야 (죽었다는거야).
근게 피곤해가꼬 탁 떨어져 자는데 이미 가스는 이틀 동안 무겁잖아요. 쌓여있었던 거에요. 그대로 눕고 가버린 거에요. 그날 기순이가 안 왔으면 내가 그 방에 들어가서 좋다고 노골노골 하다고 누운 순간에 가버린 거지. 기순이가 들어와 가지고 내가 큰방에서 자면서 산 거지. 사람 운명이라는 것이 이렇게 순간에 갈리는 구나. 근게 나는 묘하게 연탄가스를 피해서 나와 갖고 연탄가스에서 죽을뻔한 것을 기순이가 대신 딱 죽어버린거야. 그러니 운명이란것이 내가 배타고 비행기타고 가면서도 느꼈는데, 야~ 내 팔자가 이상하다. 그래서 박기순이처럼 아까운 사람인데 아주 순수한 사람인데 그런 일이 있었어요. 최초의 위장취업잔데. 광주에서. 그렇게 갔어요.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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