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자금조달방법-장학금과 화투
면담자:4월 9일 날이요? 구술자: 여기 요걸 보믄 인제 자세히 나올 거야. 아마 이걸 참고로 하면 될 거야. 이것보다 자세히 한 이야기는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 외에는 다 들어있으니까. 내가 이제 전남대 이쪽을 대표해서 쓴다고 썼기 때문에 내 나름대로 내 중심이 아니라 상당히 자세히 썼어요. 그때 이제 전남대에서 내가 아까 말했듯이 돈이 필요한데, 누나한테 거짓말 쳐가지고 급하다고 해가지고 시집간 누나한테서 돈 갔다가 꿔다 쓰고, 그리고 인자 농대에서 준 장학금이 또 있었어요. 3학년, 4학년이 됐을 때니까. 그래서 인자 우리 농대 교수님들 중에 두 분이 내가 이런 감옥에 갈 각오하고 학교공부 때려 치고, 이거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동조해 준 교수님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인제 내가 학교 출결사항 같은 걸 학교당국에서 파악해가지고 정보부에 보고를 해야했어요. 그때만 해도, 그때 내가 강의실에 거의 안 들어갔지. 사람 만나러 다니는데 바쁘지. 그런데도 나를 계속 출석으로 해 준다던가, 이런 식으로 도와주시고. 장학금을 주실 때도 어떻게 했냐면 내가 돈이 필요한데, 장학금을 주는 날짜가 있어요 이제 관례대로. 안 되겠길래 찾아가서 잘 아시잖냐고 내가 일을 하는데 돈이 급하니까 좀 어떻게 학장한테 이야기 해 가지고, 빨리 좀 나 좀 받게 좀 도와주시라고. 알았네, 그리고는 느닷없이 인자 학장실에서 교수들만 박수치고 거그서 내가 받아갖고 그놈 쓰고 그랬는데. 그래갖고 내가 잡혀갖고 학장이내 모가지 잡고 흔들면서 이 새끼 장학금도 사기쳐갖고 받아갔다고(웃음) 김용식 교수님하고 김재용 교수님 두 분인데 하여간에 두분이서 ‘아이고 세상이 윤한봉이를 가만히 안 놔둔다.’고 자꾸 개탄해 쌌고, 정말로 그 양반들 좋은 분들이에요. 도와주신다는 게 그렇게 교수들이 그때만 해도 살벌했으니까, 어쨌든 간에 그렇게 해서도 하고 돈이 떨어졌어.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형선이하고 문덕희 후배 그 시켜갖고 친구들이 화투를 잘 쳤거든. 그때 인자 삼봉 치기를 학생들이 많이 했는데, 내가 밑봉 대줘갖고 따오라고 그래갖고 밤새워서 치는 거야. 그 다음날 아침에 그 돈이 와야 서울 올라가는데 인자 지금 새벽차를 타야 되는데 안 오는 거야. 욕을 바가지하고 있는데 둘이 와 가지고 눈이 퀭해갖곤느 온 거야 ‘잃었어?’ 그랬더니 ‘땄어요’ 그리고 딱 주고는 그대로 자 블드라고. 그래갖고 고놈 가지고 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면담자: 자금 조달을 선생님 화투쳐서 하셨네요.(웃음) 구술자: 아 어 아니 방법이 없지. 왜냐믄 살벌해 노니까 어디서 나올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피해가 가니까. 아주 우리는 철저하니 작업을 했으니까. 등록금 안 내고 하숙비 빼고. 그러니까 나중에 다른 사람은 안했지만 나는 인자 주모자라 해가지고 수사 받을 때 이제 내가 천안, 대전, 설악산, 사방을 돌아 댕기고 사람들 만나고 다방에 하루에 이십 잔 마신적도 있으니까 커피를. 그러니까 나는 커피를 마셔도 잠 안 오고 그런 건 없었으니까. 나이가 사십이 넘으니까 미국에서 딱 걸리더라고 커피가. 가끔 마시면 걸려. 그래서 인자 9시 이후로는 커피를 안 마시는데, 사람 만나다 보니까 이십잔 씩 마시고 그랬다고. 인자 돈을 어서 나서 썼냐고 주소비내용을 쓰라, 교통비, 그럼 이 돈은 어디서 났냐. 하숙비 얼마에서 등록금 학교 장학금 어찌고 저찌고 대충 딱 맞아버리니까 다시는 안 물어 봐블더라. 돈 때문에 고생은 안했어요. 인자 그렇게 해서 피해를 안줬고 주변에. 수사과정에서 알마나 우리가 전남대생들이 순진했냐면 나나 모두 다 김정길이하고 이강씨만 나 소개해준 것 때문에 들어갔고, 감방살이 안 해봐 놔서 교도소에 들어가면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진짜로 돈이 거기서는 위력을 발휘한다고, 사회에서보다 더. 거기서는 조폭 위에가 밀수야. 밀수꾼, 경제사범. 그러니까 인자 밀수꾼들은 정치범들처럼 전기고문까지 당한다고. 그래도 끝끝내 자기들 나가서 먹고살 돈은 안 불어. 어디다 감춰논 것을. 그러니까 교도생활 하면서도 밀수꾼들이 돈이 많아. 조폭들은 맨 주먹으로만 하다보니 돈이 없지. 그러니까 결탁을 한다고. 돈 있는 놈들 밑에 조폭들이 딱 그 안에서도 쫄따구 노릇을 해. 조폭이 다 잡을 거 같지? 아니야. 돈이 있는 놈이 위력을 발휘해. 그정도로 돈이 확실하니 위력을 발휘한 곳인데. 뭘 아나. 통금위반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놈이 인제 그때 가지고 있던 돈 그게 다 7천원인가 꽤 큰돈이야 그때. 왜 그냐믄 등록금이 3만원 정도밖에 안됐으니까. 아침에 4월9일 날 아침에 학교로 스쿨버스타고 계림파출소 거기서 출발했었는데, 거기서 택시타고 광주 사직공원 만나서 마지막 모의하고 내려오면서 택시타고 왔는데, 계림 파출소 앞에서 내리면서 아저씨한테 기사아저씨한테 등짝을 딱 치면서 ‘자유만세!’ 그래놓고는 7천원을 주고 내렸어. 나는 인자 그때는 얼마나 속창아리가 없었냐면은 다짐을 할 때마다 한목숨 바치자 민족, 민족의 재단에 한 목숨 바친다. 그냥 들어가서 그냥 사형 당하고 가버리는 식으로, 그 (수사,재판)과정이 뭐인지를 모르고, 생각을 안 해븐거야. 수사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생똥을, 고문을 당하고 재판이라는 지루한 절차가 있고, 이런 거 없이 한마디로 말해서 한목숨 끝. 죽을 각오로 끝. 다른 생각은 안하고 긍께 인자 돈이 무슨 필요, 다 줘 븐거지. 면담자: 택시기사 아저씨한테요? 자유만세 외치고요?(웃음) 구술자: 그래갖고 워~ 내가 책에다 썼지만 교도소 안에서 백번은 생각했어. 그돈을. 휘회하고. (웃음) 우씨. 얼마나 배고파 블고 춥고 배고파 브렀던지. 돈이 없으니까. 왜그냐믄 민청학련자들은 형이 확정될 때까지 면회도 안 시켜브렀어. 와, 내가 찐방 사라고 왔다 갔다 해 쌌지, 또 짜장면, 통닭, 햄버거, 아이구 돈이 없으니까. 난닝구 하고 빤스만 입고 들어간 거. 미쳐 미쳐 빈혈 걸려갖고 혼나 블고.(웃음) 거기다가 아조, 못 먹어노니까 이제 변비가 생겨가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