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환경 속에서도 윤한봉은 당당했다. 그 자신이 뼈만 남게 말랐으면서도 동료들을 격려했다는 증언이 여럿이다. 그 중 한 사람, 성찬성은 유치장에서 처음으로 윤한봉을 만나 첫인상을 오래 기억한다.
“마주한 그이의 얼굴은 수척했지만 다부지고 시국과는 무관하게 매우 희망적이었다. 전남대학 수괴다운 비범한 풍모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를 만난 그 짧은 순간에 그이는 초면부지의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었다. 그이의 진지한 모습은 당시 그이의 처지와 어울리지 않아 나는 어리둥절하기까지 했다. 좋은 세상이 올 테니 열심히 살자고 했다. 하지만 어디 그럴만한 세상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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